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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 : 화장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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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한남관광개발
작성일19-07-19 19:58 조회1,7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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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터에서 ...

  짙푸른 안개와 숲을 이루고 있는 한라산 중턱 윈시림을 헤쳐 깍아 만든 현대식 건물의 화장장이 있다. 형의 죽음에 서울서 아내와 함께 날아간 후 며칠간의 손님들을 맞이하고 난 후 장례식 날이 왔다. 그렇잖아도 돌아가시는 날 새벽 비에 하직 인사를 한 형의 애잔한 모습을 연상 되게 장례식 날도 궂은비는 내렸다.
 거창한 의례나 절차는 모두 생략되어 간단한 제례와 몇 차례의 절을 하며 끝낸다.
 “유세차 모년 모일~~"슬픈 가락처럼 늘어진 제사 진행자의 축문을 읽을 때 나 또한 나의 인생도 저처럼 그렇게 불태워지며 갈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팔십을 넘기신 형의 죽음 앞에 누구 하나 우는 이가 없다. 옆방 관망실에서 간혹 울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젊은 남편의 죽음을 통곡하고 있었다. 관망실에서 겸허해야할 시간들 속에 눈빛대화와 침묵의 시간과 한데 어울려 옛일들을 회상한다. 나름대로 판단해 옳고 그르고, 이럴 땐 자랑스러웠고 사랑스러웠거나 억울함, 애석함, 슬픔 등의 갖가지 심정이 묻어나는 시간이다.
  짧은 시간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났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고. 인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는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곰팡이는 주변을 썩게 만들고 유산균을 모두 잘 익게 만든다. 나 자신이 곰팡이가 되지 않고 유산균이 되어 발효된 인간, ‘잘 익은 사람’이 되고 싶은 나 자신이지만 세상 사람들이 나보고 잘 죽었다 또는 가치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면 이 세상의 존재의 의미가 있겠는가를 뒤 집어 본다.
 한 시간 반 후 시간이 흘러 유골이 분쇄기 소리와 함께 흰 백지에 두어줌의 가루로 함에 놓이고 흰 보자기로 싼 후 납골장소로 간다. 공동 납골장이라 죽어서도 아파트형이다. 묵묵히 돌아오는 장례 버스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망자와의 대화며 그간의 인상을 느껴본다. 이미 먼 거리에 있음을 안다. 그러나 그것이 아주 먼 거리가 아님도 안다. 우리는 모두가 어디론가 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 어디로 인가에 .......
 자기 자신이 그려가는 삶의 그림을 통해 주변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것인가 아니면 공포와 불만, 짜증과 실망을 줄 것인가는 한줌의 잿속에도 발견 못한 것 그것은 바로  마음일 것이다. 구름과 안개와 빗속을 거니는 나 자신을 바라본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아직도 난 살아 있다고 살아 있는 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하고 .........
 가장 가까운 아내와 자식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부터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새삼 깨닫는 날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생각하며 ..........

                                                                                                                                  신 원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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