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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47 : 배려와 유머가 깃든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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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한남관광개발
작성일20-01-02 13:53 조회3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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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동네 카페 중 대루커피는 처음 방문하기 전부터 호감을 갖고 있던 곳이었다. 석가탄신일 즈음 카페의 SNS를 보고 원두 제품명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제품 이름은 그랜드 붓다패스트 호텔(The Grand Buddhapast Hotel).’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을 패러디한 발상이 재밌었다. 박대루 사장은 SNS에 이런 소개 글을 남겼다.

 

크리스마스 블렌드 상품은 카페마다 출시하는데 왜 석가탄신일 블렌드는 없는 거야! 하고 서운하셨을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그랜드 붓다패스트 호텔. 누구라도 좋아할 자애가 넘치는 맛입니다.”

 

포장지에는 그랜드 붓다패스트 호텔이라는 제품명이 영화 포스터의 제목과 비슷한 서체로 적혀 있고 부처님 일러스트가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었다. 제품명은 물론 자애로운 맛이라 소개한 감각에 반해 이런 사장이 운영하는 가게라면 꼭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카페에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대루커피는 이름을 기가 막히게 잘 짓는 카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근 새로 출시된 메뉴는 휴스턴 라떼이다. 우유와 커피가 섞인 진한 라떼에 아이스크림 한 덩이가 통째로 빠져 있는 이 음료는 메뉴명과 참 잘 어울린다.

 

박대루 사장의 말에 따르면 이 음료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달 표면이 생각나 NASA(미국항공우주국) NASA가 있는 휴스턴의 사고를 거쳐 휴스턴 라떼가 탄생했을 뿐 사실 휴스턴과 커피는 아무 관련성이 없다. 하지만 휴스턴 라떼라는 말은 아주 특별하게 느껴져 커피가 왠지 더욱 부드럽고 풍미가 깊을 것만 같다. 텍스트만 봐도 제품의 맛이나 모양까지 상상되도록 하는 것이 네이밍, 즉 이름 짓기의 힘인 듯하다.

 

대중매체에 노출되는 상업 광고에 얹히는 것만 카피가 아니라 매장 안팎으로 사용되는 모든 문자가 곧 카피라 할 수 있다. 재치 부리지 않고 필요한 말만 써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더라도 그것은 엄연히 브랜드가 선택한 카피다.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가구매장 이케아(IKEA)’에는 소비자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위트를 잃지 않은 카피들이 가득하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물건들이 있습니다. 모든 이케아 매장에는 알뜰코너가 있어 샘플이나 반품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버려질 뻔했던 제품이 되살아나 (여러분의 집에서!) 두 번째 삶을 시작합니다.’

 

 

 

어린이 문구류가 진열된 곳에는 이런 카피가 적혀 있다. ‘예술가들은 건망증이 심하죠. 펠트펜 뚜껑은 자주 혼자 돌아다니죠. 그래서 ○○펠트펜은 3일 동안 열어두어도 마르지 않습니다. 옷에 묻었나요? 걱정 마세요. 물로 쉽게 지워집니다.’ 침대 코너의 카피는 이렇다.

 

매트리스가 내 몸에 맞는지 알려면 최소한 한 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케아는 완벽한 매트리스를 골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90일의 시간을 드립니다. 매트리스가 너무 물렁거리거나 너무 단단하면 교환해드립니다.’ 텔레비전이나 신문광고에서 하는 약속보다 매장 곳곳에 적힌 카피들을 통해 이케아라는 브랜드가 훨씬 친숙하게 느껴졌다. 소비자와 눈을 맞추고 대화를 건네는 듯한 카피가 브랜드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아무리 자신들의 제품이 우수하고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여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다반사이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대루커피와 이케아의 조금 길지만 솔직담백한 글귀들은 내게 건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며 매장을 둘러보다가 환불 코너에 적힌 카피와 마주쳤다. ‘마음이 변해도 괜찮습니다.’ 이런 카피 역시 ‘90일 이내 전액 환불!’ 같은 말보다 얼마나 다정다감한가. 카피 한 줄에서 일말의 위안까지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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